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2005)



솔직히 말하자면 난 스타워즈의 팬은 아니었다.
우주를 소재로 한 SF엔 그다지 흥미가 있던 편이 아니었기에
'언젠간 봐야지'하는 마음만 있었을 뿐 별로 보고싶지가 않았다.
그래도 보려면 제대로 봐야한다는 마음에
오리지널 시리즈를 먼저 보고 에피소드 1을 보려했지만
게으름 탓에 극장상영을 놓쳐버렸고,
에피소드 2 역시 같은 이유로 보지 못했다.
이러다간 마지막인 에피소드 3까지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치겠단 생각에
단단히 마음을 먹었고
한달여에 걸쳐 겨우 오리지널 시리즈와 프리퀄 시리즈를 미리 감상할 수 있었다.
(에피소드 2는 무려 이번주 수요일에;)


말했듯이 오리지널 시리즈의 팬이 아니었기에
사실 4편 이후로는 좀 지루한 감이 있었다.
옛날영화라는 느낌도 많이 들고
오히려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한 1,2편이 재미있을 정도였으니.
(역시나 기대가 적어서였던 걸까)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에피소드 2를 감상하고 나니 갑자기 3에 대한 기대가 모락모락 솟아나는 것이 아닌가!
기대와 실망의 반비례관계에 대한 걱정도 약간은 들었으나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않고 그대로 극장문에 들어섰다.


바로 이 로고!
오리지널 시리즈 때부터 계속된 촌스러운 노란색에 옛날틱한 폰트 그대로.
저 로고를 드디어 극장에서 보게되다니
정말 시작부터 감동이 마구마구 밀려들었다 T-T


영화에는 스포일러를 알아도 상관없는 것과
스포일러 자체가 영화인 것 두가지가 있는데,
스타워즈는 대표적인 전자격이다.
프리퀄과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결하는 이번 에피소드는
내용을 모르고 본 사람이 거의 없었을 거다.
대다수의 관객이 스토리를 짐작하고 관람한다면
영화는 그 절반의 공백을 다른 무엇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안게 되는 것인데,
이번 에피소드는 그것을 완전히 성공적으로 해낸 기특한 영화다.


아까 친구랑도 잠깐 얘기를 나눴지만
오리지널 시리즈에서의 오비완 케노비는
뭔가 세상에 대해 다 아는 것 같은 연륜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던 반면
프리퀄에서의 오비완 케노비(라고 하기에도 뭔가 어색한 이완 맥그리거)는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다.
스승으로서의 카리스마도 아량도 좀 부족한 듯 보이고
제자랑 맨날 싸운다
뭔가 세상 고민 다 떠안은 듯한 아나킨과 다르게 아무 고민없이 태평해 보이는 것이
수련을 잘 해서겠지요;
게다가 싸움도 못해서 제자가 맨날 구해주기나 하고 말야.
한두번도 아니고 무려 열번씩이나
"솔직히 아나킨이 짜증 좀 날만 해?" 그래버렸다. 허헛
오비완 미안해요 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다스 베이더는 옛 스승을 그렇게 차갑게 죽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은 에피소드 2에서의 관계를 보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었고
에피소드 3를 보고나니 보다 확실히 느낌이 오더라.
팰퍼틴 구출 후 "함께 가지 못하느니 함께 죽겠어요" 따위의 대사는
왠지 너무 어색했다구.
(내가 너무 시니컬하게 본 걸까)


여기부터는 스포일러 (긁어주세요)
결국 이 모든 끔찍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거였고
아나킨의 예지력이 문제였단 건데.
피하려 할수록 그 운명에 빨려들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참 가슴아프도 안타깝고 답답하고 그렇더라.
특히, 오해한 아나킨이 포스를 사용해 파드메의 목을 조르던 장면.
마스크를 쓰고 진정한 다스 베이더로 태어난 아나킨이 절규하던 장면.
스스로 선택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악이나 권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였던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고자 했던 마음이었다는 게 참 마음 아팠다.
오리지널 시리즈를 다시 볼 계획인데
왠지 다스 베이더가 예전과는 달리 좀 측은하게 보일 것 같다.



기대만큼 재미있었기에 막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볼 계획이다.
그동안 스타워즈를 보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정말 강추!
스타워즈 시리즈가 극장 개봉할 세대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모두모두 기쁜 마음으로 감상합시다 :)

덧글

  • 디제 2005/05/29 01:15 # 답글

    저 이제는 DLP로 보러갈 겁니다. 내일 밤에요 ^^
  • Fermata 2005/05/29 01:23 # 답글

    역시 부지런하세요 :)
  • 이쏭 2005/05/30 15:41 # 삭제 답글

    난 아나킨의 붉은 눈이 기억나..재밌긴 했어 ㅎㅎ
  • Fermata 2005/05/31 01:06 # 답글

    이쏭!!! 살아있는거야?
    이게 얼마만이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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