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8

1.
드디어 해방되었다.
졸업한 지 3년이 지나도록 따라다니던 학자금 대출로부터.
한창 힘들어 일을 때려치고 싶었던시절
그걸 넘어 아주 진지하게 직종변경을 고려하던 시절
생각을 다시 고쳐먹은 여러가지 이유 중에
'내가 이 일 한다고 2년이나 공부를 하고 아직 빚도 다 못 깊았는데'
란 생각도 한 가지였다.
직업을 바꿨는데 그 공부하느라 진 빚 갚는건 뭔가 더 억울하잖아.
그러던 때를 어찌어찌 지나 이젠 그 빚을 다 갚았고
그 때만큼 절실히 전직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이 애매한 문장은 여전히 많은 생각이 있다는 것이겠지)


2.
시니컬함이 뼛속까지 배인 성격인지라
열정은 나와 거리가 먼 단어가 된지 오래고
무엇에도 확신이나 열심이 생기지 않는데
그런 내가 하나님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는 게
내 스스로도 참 신기하다.
나란 사람이 신자라는게 어떨땐 나도 신기함.
요즘은 회심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들기는 하지만.
여튼 그러니 믿음은 은혜고 기적이지.


3.
순원과 카페에 갔는데 마침 쿠폰 도장을 다 찍었길래
평소엔 잘 마시지 않는 캬라멜 마끼아또를 시켰다.
그런데 그 순원 하는 말이
나는 달달한 것 따위는 절대 안 마시게 생겼다고
에스프레소나 시럽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만 마실 것 같다고.
맞으니 뭐라고는 못하겠는데. 그런 이미지라는 건 대체 뭐지;


4.
예전엔 (지금도 아주 아니라 할 수 없지만) 즉각적인 대답이 없는 것에
늘 답답했었다.
내 말을 무시하나 싶어서 화도 나고
대답을 재촉하고.
그런데 요즘은 그 대답하기 어려운 마음,
그 말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배려하고 생각하느라 시간이 필요한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겠다.
내 마음을 오해하지 않길 바라며
곰곰이 생각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뇌보다 입이 더 빠르게 움직이던 그 시절
나는 지금보다 얼마나 더 많은 삽질과 막말로 여러사람에게 상처를 줬을까.


5.
매달 PMS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다들 이렇게 많이 우울한가.
이번달엔 진짜 너무 심각해서 약을 먹어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했다.
이놈의 호르몬 따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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